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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핑다반사

손수레를 끄는 엄마와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는 아들

by 새라새 2010.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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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아침 집을 나설때나 저녁늦게 귀가 할때나 항상 저희 동네에는 버려진 고물이나 빈병, 박스등을 주워 작은수레에 담아 거의 90도 가까이 허리를 굽은 상태로 끌고 단니시는 할머니 한분이 계십니다.

이모습을 볼때마다 어려서 부터 홀어머니와 살아온 저는 어머니께 효도 한번 제대로 못하고 있는게 늘 마음에 걸리기도 하더군요..

몇년전 부턴가 거리에는 집에서 손주들 재롱을 보며 편언하게 사셔야 할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자신들의 하루 하루를 먹고살기 위해 힘든 몸을 이끌고 폐품을 모아 고물상에 파는 모습을 많이 볼 수가 있었습니다.

직장을 단니며 간간히 이 모습둘을 보며 그냥 속으로만 안되 보였는데 2006년 직장과 집을 옮기고 나서 그러한 할머니가 바로 가까운 이웃에 살고 계셨던 것입니다.

딱히 도와드릴건 없지만 오다가다 반갑게 인사를 드리는 정도와 수레에 짐이 많아 힘들어 보일때는 대신 끌어 드리기도 했지요. 항상 불편한 허리로 새벽녁에 나와서 자정을 넘기도록 하루종일 동네를 순회하시며 일을 하셔도 저랑 마주칠때마다 웃어주시는 모습이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에 선하네요.


어느날 친구들과 술 한잔을 하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집으로 걸어 오는길에 그 손수레 할머니를 보았는데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40대 중반의 사내가 손수레 할머니한테 뭔가 기분 나쁜듯이 뭐라고 하고 있더군요

" 무슨 일이세요 어르신 "
그냥 지나갈려다 조금 신경이 쓰여 할머니와 그 40대 중반 사내 옆으로 가서 물었습니다.

" 아무일도 아니예요. 그냥 가세요 "
할머니는 반갑다는둣 웃으시며 평상시에도 그랬듯 존댓말로 괜찮다하며 그냥 박스만 챙기고 있는 것이다.

그 사내는 나의 참견은 아무렇지 않다는듯  " 이제 다시는 안 올꺼예요 "라고 하며 볼 일을 다봤다는 식으로 도로가에 세워진 그 사내의 차에 올라 타고는 그냥 횡하니 그자리를 떠나 버렸다.

멍하니 차를 보고 있는 나는 그 차가 그냥 봐도 어느누구나 다 알수있는 고급 외제 승용차 B머시기 였다.

" 누구예요 "    " 아는 사람이예요 "
아무일 없었다는둣 계속 박스를 챙기시는 할머니에게 여쭤 보았다.

" 전 남편 아들! "
" 예전에는 내 아들이였지 "
무언가 사연이 있어보이듯 하였지만 너무나 쉽게 대답을 해주셨다.
할머니가 수레에 박스를 거의 다담고 뒷마무리 하는것을 도와드리고 함께 집에 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시집을 늦게 간 할머니는 그 남편이 바람이 나서 어린아들과 함께 집을 나갔다고 한다.
그 뒤로 30년을 혼자 살고 계시는데 그 아들은 할머니를 얼마전부터 찾아 오기 시작하였고. 그 아들은 지금 식당을 운영하며 아버지, 새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할머니는 오는게 반갑지만은 않으시다는 것..

그러고 보니 내가 동네를 오다가다 못보던 그 고급 외제 승용차가 있을때는 그 아들이 왔던거였다.

할머니 말씀으로는 자신은 이미 30년전 남남으로 생각하고 그동안 살아오면서 신경을 쓰지않았다고 한다.
한편으론 남편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모자지간에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또한 저렇게 좋은 승용차를 끌고 단닌다면 지금의 할머니의 생활을 그냥 보고만 있지도 않을 것 같은데..

자세한건 할머니만이 알고 계시는 깊은 사연이 있는것 같다.

예전에 지나가는 말로 " 어르신 하루종일 이렇게 모으시면 얼마나 버세요 " 라고 물어 본적이 있는데 할머니는 한달동안 12시간이 넘는 시간을 동네를 돌며 모은 폐지를 팔면 20먄원이 조금 넘는 액수를 번다고 하니....
그리고는 " 그냥 밥은 먹고 살어 " 라고 웃으시면서 대답을 해주시더라.

그렇게 고생하셔서 20만원정도를 버신다고 하더라도 구에서 보조금이 나와 조금 보탬이 될지언정 나이드신분이 지금도 이 추운 겨울날에도 장갑도 없이 박스를 주워 근근히 먹고 사신다고 하니 오히려 그 페지등 고물을 받는 고물상만 좋은일 시키는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저희 집 근처 고물상도 주식회사 간판까지 달면서 기업화가 되고 있는 요즘 거리에서 하루하루를 위해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도 어떠한 방법이든 조금은 신경을 써야 할 것도 같네요

글을 마무리하며..
부모는 자신의 인생을 자식을 위해 모두 준다고 합니다.
지금 자신의 부모 어깨를 보세요.. 그 어깨에 따뜻한 두 손을 올려 보세요
아마도 부모들은 그 작은 것에서 큰 보람과 행복을 느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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